6화 - 결과 대신 조건을 말하기 시작했을 때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조건은 숨길 수 있다. 결과보다 조건이 설득력 있는 이유. 숫자를 줄이면 신뢰가 높아진다.

bamchi 9

— 숫자를 키우지 않아도 설득력이 생기는 이유


사람들은 보통

결과를 먼저 묻는다.


“그래서 얼마나 됐나요?”

“결국 성공한 건가요?”

“숫자로 말해줄 수 있나요?”


이 질문 앞에서

정직한 사람은 늘 한 번 멈춘다.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대로 말하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든다.


그 숫자가

어떤 조건에서 나왔는지

아무도 묻지 않기 때문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숨긴다



“트래픽 300% 증가.”

“매출 2배 성장.”


이 문장들은

틀리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장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 기준점은 어디였는지

  • 기간은 얼마였는지

  • 외부 변수는 없었는지

  • 재현 가능한 상황인지



이 정보가 빠진 숫자는

사실이 아니라 광고 문구가 된다.


그래서 당신은

이 숫자를 말하는 게

불편해진다.





그래서 말이 줄어든다



정직한 사람은

숫자를 말하려다 멈춘다.


왜냐하면

숫자 뒤에 따라올 설명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건 이런 전제가 있고요…”

“이 경우에만 해당되고요…”

“다른 상황에선 안 될 수도 있어요…”


이 말을 다 하고 나면

분위기가 식는다.


그래서 선택지는 다시 두 개가 된다.


  1. 숫자만 말한다

  2. 아예 말하지 않는다



당신은 대부분

2번을 고른다.





그런데 설득은 숫자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설득은

결과가 아니라

맥락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정말로 알고 싶은 건

이거다.


“내 상황에도 해당될까?”


이 질문에는

숫자보다 조건이 필요하다.


  • 어떤 전제에서

  • 어떤 선택을 했고

  • 어떤 걸 포기했으며

  • 어디까지가 한계였는지



이걸 들은 사람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순간

당신은 설득하는 사람이 아니라

판단을 돕는 사람이 된다.





조건을 말하기 시작했을 때 생긴 변화



결과를 숨기지 않았다.

다만

결과를 키우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 “이건 이런 환경에서만 가능했다”

  • “이 조건이 깨지면 결과도 달라진다”

  • “여기까지만 기대하는 게 맞다”



놀랍게도

이렇게 말했을 때

질문이 더 많이 왔다.


“그럼 제 경우엔 어떨까요?”

“이 조건을 바꾸면 어떻게 되나요?”


사람들이

대화를 시작했다.





숫자를 줄이자, 신뢰가 늘었다



아이러니한 변화다.


성과를 부풀리지 않았더니

신뢰가 쌓였다.


왜냐하면

당신의 말에는

과장이 없다는 걸

사람들이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의 숫자는

자랑이 아니라

참고 자료가 된다.


그리고 참고 자료는

언제나 환영받는다.





개발자는 이미 이 언어를 쓰고 있다



코드 리뷰를 떠올려보자.


“이 코드는 무조건 좋습니다.”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 “이 상황에선 이 방식이 낫다”

  • “성능은 좋아지지만 복잡도가 늘어난다”

  • “유지보수 관점에선 고민이 필요하다”



이건 설득이 아니라

설명이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이 글을 끝내며



당신은

숫자를 못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숫자를

단독으로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태도는

이 시대에 점점 더 귀해진다.


결과를 키우지 않아도 된다.

대신 조건을 숨기지 마라.


그 순간부터

당신의 콘텐츠는

가르침이 아니라

대화가 된다.


다음 글에서는

이 모든 전환이 가능했던 이유,

전문가 포지션에서 내려왔을 때 생긴 자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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