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를 키우지 않아도 설득력이 생기는 이유
사람들은 보통
결과를 먼저 묻는다.
“그래서 얼마나 됐나요?”
“결국 성공한 건가요?”
“숫자로 말해줄 수 있나요?”
이 질문 앞에서
정직한 사람은 늘 한 번 멈춘다.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대로 말하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든다.
그 숫자가
어떤 조건에서 나왔는지를
아무도 묻지 않기 때문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숨긴다
“트래픽 300% 증가.”
“매출 2배 성장.”
이 문장들은
틀리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장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기준점은 어디였는지
기간은 얼마였는지
외부 변수는 없었는지
재현 가능한 상황인지
이 정보가 빠진 숫자는
사실이 아니라 광고 문구가 된다.
그래서 당신은
이 숫자를 말하는 게
불편해진다.
그래서 말이 줄어든다
정직한 사람은
숫자를 말하려다 멈춘다.
왜냐하면
숫자 뒤에 따라올 설명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건 이런 전제가 있고요…”
“이 경우에만 해당되고요…”
“다른 상황에선 안 될 수도 있어요…”
이 말을 다 하고 나면
분위기가 식는다.
그래서 선택지는 다시 두 개가 된다.
숫자만 말한다
아예 말하지 않는다
당신은 대부분
2번을 고른다.
그런데 설득은 숫자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설득은
결과가 아니라
맥락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정말로 알고 싶은 건
이거다.
“내 상황에도 해당될까?”
이 질문에는
숫자보다 조건이 필요하다.
어떤 전제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걸 포기했으며
어디까지가 한계였는지
이걸 들은 사람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순간
당신은 설득하는 사람이 아니라
판단을 돕는 사람이 된다.
조건을 말하기 시작했을 때 생긴 변화
결과를 숨기지 않았다.
다만
결과를 키우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건 이런 환경에서만 가능했다”
“이 조건이 깨지면 결과도 달라진다”
“여기까지만 기대하는 게 맞다”
놀랍게도
이렇게 말했을 때
질문이 더 많이 왔다.
“그럼 제 경우엔 어떨까요?”
“이 조건을 바꾸면 어떻게 되나요?”
사람들이
대화를 시작했다.
숫자를 줄이자, 신뢰가 늘었다
아이러니한 변화다.
성과를 부풀리지 않았더니
신뢰가 쌓였다.
왜냐하면
당신의 말에는
과장이 없다는 걸
사람들이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의 숫자는
자랑이 아니라
참고 자료가 된다.
그리고 참고 자료는
언제나 환영받는다.
개발자는 이미 이 언어를 쓰고 있다
코드 리뷰를 떠올려보자.
“이 코드는 무조건 좋습니다.”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이 상황에선 이 방식이 낫다”
“성능은 좋아지지만 복잡도가 늘어난다”
“유지보수 관점에선 고민이 필요하다”
이건 설득이 아니라
설명이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이 글을 끝내며
당신은
숫자를 못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숫자를
단독으로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태도는
이 시대에 점점 더 귀해진다.
결과를 키우지 않아도 된다.
대신 조건을 숨기지 마라.
그 순간부터
당신의 콘텐츠는
가르침이 아니라
대화가 된다.
다음 글에서는
이 모든 전환이 가능했던 이유,
즉 전문가 포지션에서 내려왔을 때 생긴 자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