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콘텐츠 방식
한동안 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으면서도
계속 피하고 있었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아이디어가 없어서도 아니었다.
완성시켜야 한다는 압박 때문이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머릿속 어딘가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렸다.
“이건 아직 덜 됐어.”
“이렇게 내놓기엔 부족해.”
“조금만 더 다듬자.”
그리고 그렇게 다듬다 보면
어느새 글은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
개발자는 이미 다른 방식을 알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개발자는 이런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
- 완벽한 코드가 아니어도 커밋한다
- 버그가 있어도 배포한다
- 나중에 고칠 걸 전제로 움직인다
우리는 알고 있다.
v1.0은 거의 없다는 걸.
그런데 유독 콘텐츠 앞에서는
개발자가 아닌 사람처럼 굴고 있었다.
왜일까.
콘텐츠를 ‘작품’으로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품에는 조건이 있다.
- 완결되어야 하고
- 오해의 여지가 없어야 하고
- 반박당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부담스럽다.
그래서 무겁다.
하지만 콘텐츠는
그럴 필요가 없다.
특히
당신 같은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당신에게 콘텐츠는
의견이 아니라 상태 기록이다.
로그는 틀려도 된다
로그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이런 것만 남는다.
- 언제
- 무엇을
- 왜 그렇게 했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나중에 바뀔 수 있다.
바뀌어도 괜찮다.
로그는 틀린 게 아니라
업데이트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관점이 들어오는 순간,
콘텐츠는 무거운 짐이 아니라
업무의 일부가 된다.
쓰기 쉬워지는 질문들
작품을 만들려 할 때는
질문이 어렵다.
“이게 맞나?”
“이게 충분한가?”
“남에게 도움이 될까?”
로그를 남기려 하면
질문이 바뀐다.
- 오늘 나는 어떤 선택을 했나
- 그 선택이 왜 마음에 걸렸나
- 지금 기준에서는 뭐가 불편한가
이 질문들은
당신이 이미 매일 하고 있는 질문이다.
다만
밖으로 쓰지 않았을 뿐이다.
콘텐츠는 배포 가능한 생각이다
생각은
머릿속에 있으면
계속 흐트러진다.
하지만 글로 쓰는 순간
형태를 가진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배포되었기 때문에다.
그리고 배포된 생각은
나중에 다시 돌아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땐 이렇게 생각했구나.”
이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성장이다.
로그를 남기기 시작하자 생긴 변화
신기한 변화가 하나 생긴다.
콘텐츠를 쓰기 시작하자
사고가 더 명확해진다.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선택의 이유가 분명해진다.
그리고 그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그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끝내며
당신은
작품을 만들 사람이 아니다.
이미 너무 많은 걸 알고 있고,
너무 많은 책임을 느끼고 있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더 멋진 표현이 아니라
기록할 수 있는 구조다.
콘텐츠는
자랑이 아니라
업데이트 로그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콘텐츠는 더 이상
당신을 멈추게 하지 않는다.